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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진짜 농사꾼이다"

저희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만큼 고추 농사는 많은 정성과 노력,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인거 같네요.  

저도 올해 고추농사를 시작하면서 고추 농사가 얼마나 많은 작업(?)과정를 겪어야 하는지 한번 메모를 해봤는데요.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저희 해남에서는 대부분 터널에서 고추를 작업하기 때문에 일이 더 많아지는거 같네요.

꼼꼼히 메모한다고 했지만.. 뭔가 빠진거 같기도 하네요.  

고추농사 과정

- 모판에 파종하기(고추모 기르기)​

- 밑거름 살포

- 살충제 살포

- 트랙타 로타리

- 골타기(트랙타)

- 비닐피복-관수호스 깔기(관리기)

- 줄띄우기(나무젓가락 이용)

- 터널 활죽 세우기

- 터널 활죽에 줄 감아주기

- 고추모종 정식

- 터널 비닐 피복하기(관리기)

- 지주대 설치

- 고랑 부직포 깔아주기

- 양수작업

- 터널 비닐 찟어주기

- 터널 비닐 제거하기

- 지주 줄 올려주기

- 고추 지지줄 띄워주기

- 가지 순치기​

- 제조작업(김매기)

- 농약 및 양수작업 

- 웃거름주기

- 고추따기

- 고추 후숙하기

- 고추 세척하기

- 고추 건조하기

무려 26가지의 작업과정을 거쳐야만 건고추, 고추가루를 얻을 수가 있답니다.

나열한 26가지의 작업 하나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고추따는 것은 정말 힘든일입니다.

고추따는 기계가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관리기를 이용해서 비닐을 피복하고 있습니다. 비닐을 피복하면서 관수호스까지 함께 깔수 있기 때문에 작업효율을 높일 수가 있죠.

고추를 지지해줄 줄을 띄우기 위해서... 두룩 양쪽에 말뚝을 박은 다음에... 줄을 띄우고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간격이 벌어지지 않게 고정해줍니다.

비닐 터널을 만들기 위해서 쇠로 된 활죽을 꽂아줍니다.

 하루일의 마무리는 항상 즐거운법! 아름다운 석양까지 볼 수 있어서... 넉넉합니다.

자식 키우듯 애지중지 키운 고추모종...

고추모종을 미리 고정해둔 줄 사이에 심습니다. 줄을 띄워주는 이유는 고추가 크면서 옆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입니다. 

 엄청 오래된 관리기... 관리기를 이용해서 비닐의 흙을 덮어줍니다. 예전에 어렸을 적에는 관리기가 없어서... 직접 삽질을 했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기계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비닐 터널이 완성되었습니다. 고추모종들은 터널안에서 무럭무럭 자랍니다.

3일정도 지나면 터널에 조금한 구멍을 만들어 주고  고추모종들이 뜨거운 햇볕에 타들어가지 않도록 관리를 합니다.

물론 미리 설처한 관수호스를 이용해서 제때에 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무럭무럭자라서 어느덧 터널을 뚫고 나오는 고추들... 언능 더 자라니라...

고추가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그리고 5월이 들어서면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에 터널 비닐을 완전히 벗겨줍니다. 
 여름 태풍이나 바람에 고추가 쓰러지지 않도록 고추 상단에 줄을 띄워서 고정해줍니다.

 밑에서 부터 예쁜 고추꽃이 핍니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꽃 자체로서 아름답기도 하지만 꽃이 진다음 열매가 맺기 때문입니다.

후대를 위해 열매를 맺는 자연의 법칙... 참 아름답네요.ㅋ

농사는 잡초와의 싸움!!! 고추가 무럭무럭 자라도록... 잡초를 제거해줍니다. 뿌리에서 보여지는 잡초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제초작업 하면서 느낀거지만.. 아마... 몇년쯤 후에는 저 잡초에서 무슨 효능이 발견되어 저 잡초를 재배하고 있지 않을까요? ^^

 울긋불긋 예쁘게 익은 고추... 고추따는 기계가 하루 빨리 발명되어야 할텐데...

고추따는 기계?는 아니라도... 요즘은 고추따는거 도와주는 기계가 나와서... 그래도 다행입니다. 땡볕을 가려준다는 것, 무거운 가마니를 실어서 움직 일 수 있다는것... 5만원주고 샀지만... 돈 값어치를 하는 물건입니다. ㅋ

고추는 바로 말리지 않고... 이틀정도 후숙을 한다음에 깨끗이 세척해서...말립니다.

동네 회관 앞 명당을 잡아서... 고추를 말려줍니다.

태양에 말린 고추의 색은 참말로 예쁩니다.

한여름 땡볕아래에서 25번의 작업을 통해서 얻어지는 고추!!!

다른작물들도 복잡하고 어렵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이정도면 고추농사가 농사의 왕중왕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는 가물기는 했지만  태풍피해도 별로없고 탄저병등 병충해 피해도 별로 없어서 고추를 수확하는 농민들의 얼굴의 웃음이 넘쳐나는 듯 합니다. 가격도 좋으면 참 좋겠지만... 가뭄때문에 작년보다 조금 오른다고는 했는데... 유통상인들은 작년처럼 싸게만 가져갈려고 하는거 같아서 안타깝네요. 농민들이 땀흘리만큼의 댓가, 가치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